
30년 전 처음 중국 땅에 발을 디뎠을 때, 저는 언어도 문화도 낯설었습니다.
현지 중국어는 내가 배운 것과 차이가 많이 났고, 생활 방식도 한국과는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태권도'라는 이름조차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말보다 몸으로 먼저 인사해야 했습니다.
발차기를 보여 주고, 품새를 시범 보이며,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모습으로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조금씩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태권도는 언어보다 먼저 마음을 전했다
중국에서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서로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땀을 흘리고, 함께 웃고, 함께 넘어지고, 함께 일어서는 시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범님!"이라고 부르던 순간, 부모님이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해 주시던 순간, 그 모든 시간은 언어보다 마음이 먼저 연결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태권도는 몸을 통해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교육이었습니다.
문화는 달라도 아이들의 마음은 같았다
30년 동안 중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지역은 달랐고, 문화도 달랐으며, 생활환경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놀라울 만큼 비슷했습니다.
- 칭찬을 받으면 환하게 웃고
- 실수하면 속상해하며
- 인정받고 싶어 하고
- 누군가 자신을 믿어 주기를 바랍니다
국적은 달라도 아이들의 성장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권도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는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은 먼저 인사를 배웁니다.
- 도장에 들어올 때 인사하고
-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 친구와 겨루기를 할 때도 인사하며
- 수련이 끝난 뒤에도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이러한 예절은 단순한 형식이 아닙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어느 나라에서나 통했습니다.
국적이 달라도, 언어가 달라도, 사람은 존중받을 때 마음을 엽니다.
태권도는 바로 그 존중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함께 흘린 땀은 국경을 넘어선다
한 번은 한국에서 온 태권도 시범단과 중국 수련생들이 함께 훈련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습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함께 훈련하며 서로의 발차기를 응원하고, 실수를 격려하며 웃음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함께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같은 언어가 아니라 함께한 경험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태권도는 그 경험을 만들어 주는 소중한 매개체였습니다.
무도의 가치는 세계 어디에서나 통한다
30년 동안 제가 확인한 것은 태권도의 기술이 아니라 무도의 가치였습니다.
- 정직함
- 배려
- 인내
- 책임감
- 자기조절
- 존중
이러한 가치는 한국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치였습니다.
그래서 무도는 국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기술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기 때문입니다.
태권도는 사람을 남겼다
30년 동안 수많은 제자들이 성장했습니다.
어린아이였던 학생이 부모가 되었고, 수련생이 사범이 되었으며, 한때 함께 땀을 흘렸던 사람들이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남긴 것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 함께 웃었던 사람
- 함께 성장했던 사람
- 서로를 믿었던 사람
태권도는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태권도의 가치
오늘날 태권도는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도장이 많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메달이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 문화를 이해하며
- 존중을 배우고
-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 될 때
비로소 태권도의 세계화는 완성됩니다.
무도의 가치는 국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30년 동안 중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저는 태권도의 진정한 힘을 배웠습니다.
태권도는 단순히 발차기를 가르치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사람과 사람이 마음으로 연결되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믿습니다.
태권도는 한국에서 시작된 무도이지만, 그 가치는 세계인의 마음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국경은 사람을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게 하는 무도의 정신은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연결합니다.
태권도는 기술을 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30년 동안 중국에서 만난 가장 큰 태권도의 가치였습니다.